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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피플] 홈런 욕심 줄이고, 정타 집중…전의산 방망이가 다시 돌아간다

혹독했던 '2년 차 징크스'의 마침표일까. SSG 랜더스 차세대 거포로 꼽히던 전의산(22)의 방망이가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전의산은 지난 26일과 27일 서울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이틀 연속 결승타를 기록했다. 모두 동점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26일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 27일 연장 10회 초 좌중간 적시타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결승타를 친 것보다 눈에 띄는 게 꾸준함이다. 전의산은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출루율 0.611(4볼넷) 장타율 0.769(2루타·홈런 각 1개)등 고루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타율 0.192에 그치다가 부진과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던 전반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오히려 작년 6월 1군 첫 데뷔를 경험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그는 6월 18경기 타율 0.333 3홈런 17타점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001 맹타를 기록, 키움 히어로즈에 선두를 위협받고 있었던 팀을 구했다. 김원형 SSG 감독도 최근 전의산에게서 지난해의 모습을 본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의산이가 최근 정타를 치는 등 타격 타이밍이 좋다. 2스트라이크 이후 대처가 좋다. 볼넷도 많다"며 "의산이에게 '작년 6월 네가 처음 올라왔을 때 모습이 제일 좋았다. 그때 넌 큰 욕심 없이 일단 (1군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해줬다"고 떠올렸다.김원형 감독이 보는 '이상적인 전의산'은 과도히 홈런을 욕심내지 않고, 투수에게 덤벼들지 않는 라인드라이브 히터다. 김 감독은 "의산이가 최근 2스트라이크까진 풀스윙으로 대처하고, 이후엔 똑같이 하지 않는다. 아웃당하지 않기 위해 대처하니 볼넷도 걸어 나간다. 타석에서 자세가 너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김원형 감독이 전의산에게 제시한 롤 모델은 양준혁(전 삼성 라이온즈)이다. 그는 "양준혁 선배가 의산이와 체형이 비슷하다. 투수 시절 양준혁 선배가 무서웠던 점은 (홈런이 아니라) 무릎에서 딱 떨어지는 변화구도 참는다는 점이었다. 그 정도로 인내력과 선구안이 좋았다"며 "의산이도 지금 그런 부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거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왼손 타자인 전의산은 "이진영 타격 코치님께서 타격 시 내 오른쪽 어깨가 너무 빨리 열린다고 해 그 부분 조정에 중점을 뒀다"며 "히팅 포인트는 앞에 두고 친다. 스트라이크존을 높게 설정하고, 낮은 공에 최대한 스윙하지 않는 게 (선구에)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의산은 "감독님께서 '(홈런 말고) 안타를 쳐라'고 많이 말씀해 주신다. 장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방망이에 맞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자는 생각을 많이 하고 들어간다"고 했다.확실한 1루 주전이 필요했던 SSG로서는 전의산의 부활이 반갑다. 올해 SSG는 1루수로 전의산(269이닝) 오태곤(240과 3분의 2이닝) 최주환(205이닝) 강진성(196과 3분의 1이닝)을 돌려 써왔다. 장기간 팀을 지탱할 젊은 선수는 전의산뿐이다. 그의 성장통이 진짜 성장으로 이어진다면, 올 시즌 부진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29 08:50
메이저리그

'CLE전 5이닝 3실점' 류현진, 야수 실책에 시즌 최다 이닝 실패...3승 요건은 갖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어렵게 3승 요건을 갖췄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2피홈런) 3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특유의 제구력, 완급 조절 모두 빼어났다. 실투 1개가 홈런으로 이어졌지만, 나무랄 데 없는 투구였다. 모처럼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6회 초 무사 1루에서 내야진 연속 실책으로 만루 위기에 놓인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 투수 이미 가르시아가 사구로 밀어내기를 허용하며 류현진의 실점이 1점 늘었지만, 후속 세 타자를 삼진 처리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류현진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류현진은 1회 초 첫 타자 콜 칼훈을 투수 앞 땅볼 처리하며 깔끔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후속 2번 타자 호세 라미레즈에게 던진 2구째 141.3㎞/h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통타 당하며 좌월 홈런을 허용했다. 복귀 뒤 두 번째 피홈런이었다. 먼저 점수를 내줬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타자 오스카 곤잘레스를 상대로 이 경기 첫 삼진을 잡아냈다. 체인지업 2개를 낮은 코스에 구사해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아낸 뒤 4구째 65.8마일(105.9㎞/h) 낮은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전 등판이었던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선보인 '초저속 커브'를 다시 결정구로 활용했다. 이후 류현진은 2사 뒤 라몬 로리아노를 상대로 초구 직구로 내야 땅볼을 유도,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토론토 타선은 바로 이어진 1회 말 공격에서 류현진에게 리드를 안겼다. 윗 메리필드와 보 비셋이 연속 안타를 치며 1-1 동점을 만들었고, 2사 뒤 나선 데이비드 슈나이더가 좌중간 투런 홈런을 치며 3-1 리드를 안겼다. 류현진은 2회 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타선의 지원에 부응했다. 선두 타자 안드레스 히메네즈에겐 이 경기 두 번째 탈삼진을 잡아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컷 패스트볼(커터)를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상대한 가브리엘 아리아스도 유리한 볼카운트(2볼-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커브를 보여 파울을 유도한 뒤 비슷한 코스에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끌어냈다. 류현진은 2사 뒤 상대한 타일러 프리먼은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느리게 우측 내야로 흐른 공을 글러브로 잡은 뒤 바로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에게 토스했다. 재치 있는 수비가 돋보였다. 류현진은 3회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실점 위기를 넘겼다. 선두 타자 캠 갤러거에게 좌측 강습 타구를 허용하며 2루 진루를 허용했다. 3루수 맷 채츠먼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된 공이 느리게 왼쪽 파울 지역으로 흘렀다. 클리블랜드 벤치는 이어진 상황에서 9번 타자 마일스 스트로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류현진이 1사 3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두 번째 상대한 칼훈을 상대로 내야 가까운 위치에서 잡히는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고, 앞서 홈런을 맞았던 라미레즈는 중견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초구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끌어냈고, 공 1개 더 바깥쪽(스위치히터의 우타석)에으로 뺀 체인지업으로 히팅 포인트를 흔들었다. 류현진은 4회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번 타자 곤잘레스와 4번 로리아노는 모두 직구-체인지업 조합으로 뜬공, 히미네즈는 다시 한번 초저속 커브를 결정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류현진은 4회까지 총 투구 수 44개를 기록했다. 팔꿈치 수술 복귀 뒤 처음으로 6이닝 이상 투구가 기대됐다. 5회는 1점을 더 내줬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프리먼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66마일(106.2㎞/h) 커브가 낮게 들어갔지만, 타자가 타이밍을 잡고 풀스윙 했다. 류현진은 이어진 투구에서 갤러거를 유격수 땅볼, 스트로를 투수 앞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승리 투수 요건도 갖췄다. 5이닝 투구 수는 60개. 류현진은 부상 뒤 처음을 6회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부상(팔꿈치 수술) 복귀 뒤 최다 이닝은 기록하지 못했다. 불운 탓이다. 류현진은 선두 타자 칼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난적' 라미레즈에 평범한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채프먼이 펌블을 범했다. 더블플레이로 이어질 수 있었던 타구. 공식 기록도 포구 실책이었다. 류현진은 이어진 상황에서 곤잘레스에게 다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이번엔 유격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다시 포구 실책을 범했다. 지난 신시내티전에서도 실책 2개를 범한 토론토 야수진이 또 수비로 류현진 발목을 잡았다. 이 상황에서 류현진은 교체됐다. 마운드에 오른 가르시아가 사구로 1점을 내주며 류현진의 실점도 늘었다. 하지만 가르시아가 후속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5-3, 2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류현진이 어렵게 승리 요건을 갖췄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27 05:46
야구

'추신수 형처럼' 최주환 "나도 이기기 위해 왔다"

최주환(33)은 SSG 데뷔전(4일 롯데전)에서 추신수와 정용진 SSG 구단주에게 쏠렸던 시선을 빼앗았다. 5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4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SSG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1-1로 맞선 4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로부터 우월 투런 홈런을 쳤고, 4-2로 앞선 8회 최준용과의 승부에서도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야구팬 관심은 경기 초반까지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추신수와 창단 첫 경기를 맞이해 현장을 방문한 정용진 SSG 구단주에게 쏠렸다. 추신수는 3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성 타구를 생산해 기대감을 줬고, 정용진 구단주는 내야 테이블석에서 팬과 교감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최주환은 시범경기에서 16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개막전을 앞둔 그는 "경로를 잘못 설정했다. 지난 시간은 잊겠다"고 했다. 이어 "(개막전) 중요한 순간에 안타 하나만 때려냈으면 좋겠다. 소박한 바람"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 말은 엄살이었다. 진짜 무대에 오르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고, 중요한 순간 '안타'가 아닌 '홈런'을 때려냈다. 최주환은 개막전 활약으로 '용진이형 상'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용진 구단주가 만든 일종의 경기 최우수선수(MVP) 시상이다. 최주환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위 선수는 창단 첫 승리를 견인하였기에 용진이형 상을 수여하고 매우 칭찬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상장과 부상(한우 세트)이 찍힌 사진을 6일 공개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구단주님 깜짝 서프라이즈, '용진이형 상'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글도 게재했다. 최주환은 지난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내야진 공격력 강화를 노렸던 SSG는 20홈런(단일 시즌 기준) 이상 기대할 수 있는 최주환에게 42억원(기간 4년)을 투자했다. 2011년 이후 9년 만에 단행한 외부 FA 영입. SSG는 개막전부터 투자 효과를 확인했다. 로맥·추신수·최정·최주환(2~5번)으로 이어지는 막강 타선의 마지막 주자로 시너지 극대화를 이끌었다. FA 이적생인 만큼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SSG에서 가장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내 스포트라이트는 국내 무대로 돌아온 추신수에게 옮겨졌다. 최주환은 "솔직히 FA 계약 전후로 내가 생각한 수준보다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다. (추)신수 형 가세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웃어 보인 뒤 "예전에는 그저 '야구계 선배'였던 분을 이제는 '형'이라고 부르고 있다. 신수 형이 권위 의식 없이 먼저 다가와 주셔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달 13일, SSG에서 첫 훈련을 소화한 뒤 "나는 그저 경험을 위해서 한국 무대로 온 게 아니다. 이기기 위해서 왔다"라고 말했다. 연봉 27억원을 받는 주축 선수이자, 최고참으로서 팀 승리를 이끌겠다는 의지였다. 최주환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신수 형도 같은 얘기를 하셨지만, 나도 SSG에 이기기 위해서 왔다. 말만 하지 않겠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꼭 (시즌)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결과를 만들겠다"라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최주환은 두산 소속이었던 2015·2019시즌 한국시리즈(KS) 우승을 경험한 선수다. 당연히 목표는 정상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SSG에 부응하려는 책임감도 크다. 최주환은 2018시즌 26홈런을 기록했다. 잠실구장에서만 15개. 이전까지 콘택트를 지향하던 타자였지만, 풀스윙 히터로 거듭났다. 그의 새 홈구장 랜더스필드는 담장까지 비거리가 잠실구장보다 짧다. 그래서 2018시즌보다 더 많은 홈런을 기대받고 있다. 최주환은 이를 의식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두산 소속일 때는 인천(랜더스필드)에 오면 장타 욕심을 냈다. 그러나 이제는 홈구장이다. (잠실구장보다) 작은 구장이라고 해서 욕심을 부리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제는 타구나 스윙을 분석하는 장비가 있다. 구장 크기를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하던 타격을 유지하겠다"라고 했다. 공격적인 타격 성향은 유지하면서, 과욕은 경계하겠다는 의지다. 최주환은 6일 열린 홈 한화전에서도 6회 말 결승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SSG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경기 연속 '용진이형 상' 수상이 유력하다. 안희수 기자 2021.04.07 05:58
야구

[AZ 라이브]이강철 감독의 조금 다른 시각, KT 진화 초석

이강철(54) 감독의 조금 다른 시각이 KT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9일(한국시간) KT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세 번째 파트(3일 훈련·1일 휴식) 첫날. 오전 프리 배팅이 진행되던 보조 구장에서 주전 외야수 김민혁이 우측 선상을 타고 뻗어서 그대로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쳤다. 이때 이 장면을 지켜본 이강철 KT 감독이 크게 기뻐했다. "한 개 넘어갔으니 됐다. 이제 편히 쳐라"는 말도 남겼다. 김민혁이 교타자이긴 하지만 이 훈련에서 담장을 넘기는 게 그토록 반길 일은 아닐 터. 감독과 선수 사이에 내기라도 한 모양새였다. 이유가 있다. 타자들에게 바라는 타격 지향점이 김민혁의 타격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핵심은 홈런이 아니다. 잡아당겨서 선상으로 강한 타구를 날리려는 시도였다. 히팅 포인트에서 손목을 사용하는 시도도 주목했다. 이강철 감독은 투수 출신이다. 누상 상황별 압박감의 차이를 잘 알고 있다. 1·2루보다 1·3루가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희생번트처럼 정석 작전이 빈번한 1·2루보다 1·3루에서 훨씬 다양한 작전이 나온다. 도루를 허용하면 단숨에 2점을 내줄 수 있고, 3루 주자의 움직임에 따라 배터리와 수비를 흔들린다. 1·2루는 상대적으로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이 감독의 반색은 KT 좌타 라인의 타구 생산 경향과 관련이 있다. 좌타자가 당기는 스윙과 손목 기술을 사용해 오른쪽 선상으로 타구를 보내면, 1루에 있던 주자가 3루까지 밟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중간,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상대적으로 생산 빈도가 낮다. 그래서 기술과 과감한 성향으로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KT 좌타자들은 대체로 장타력은 부족하고 콘텍트 중심의 타격을 한다. 이 감독은 "그나마 (강)백호가 장타력이 있지만, 백호도 당겨치는 스윙이 리그 정상급 타자들과 비교하면 부족하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혁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윙을 했던 것. 짚어볼 점은 당겨치는 스윙에 대한 평가다. 선수들은 "타격감이 좋을 때 밀어치는 스윙이 잘 된다"고 입을 모은다. 슬럼프를 탈출할 때도 결대로 치는 스윙으로 감을 잡는다. 풀스윙 히터는 종종 '선풍기'라며 조롱받는다. 그런데 이 감독은 당겨치는 스윙이 필요하다고 본다. 두산에서 수석 코치를 하던 시절 눈으로 확인한 선수들의 배팅 훈련을 보면서 느낀 바가 있다. 김재환(두산)처럼 힘이 좋은 타자, 최주환처럼 체격 조건에 비해 펀치력이 좋은 타자를 보면서 확인했다. 실전에서 욕심이 엿보이는 극단적 스윙은 당연히 경계한다. 그러나 당겨치는 스윙에 손목 기술을 가미하는 훈련은 필요하다고 본다. 이 감독도 의아해서 그렇게 해도 되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강한 스윙으로 먼저 감을 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판단이 섰다. KT 좌타자 다수가 훈련에서도 콘텍트 스윙에 주력한다. 실전에서는 안타 3개가 나와도 득점이 어려울 수 있다. 지난 시즌은 이 감독이 작전 야구를 자주 펼치며 이 약점을 만회했다. 좌타 라인에 더 공격적인 자세는 필요하다. 물론 이 감독은 자기 생각을 강요하진 않는다. 개별 타격 지향점이 있고, 타격 코치의 방침도 있다. 그래서 홈런 한 개를 반겼다. 재능이 좋고, 팀플레이를잘하는 김민혁에게는 메시지가 전달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철 감독은 KT 사령탑으로 부임하기 전에 강팀의 수석 코치, 2군 감독을 두루 거쳤다. 이 시기에 후배 지도자들에게 배움을 얻고, 경기 운영을 직접 해본 경험을 큰 자산으로 삼고 있다. 현장 리더를 맡은 지금도 더 좋은 방향을 위해 고심하고 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한 가지가 전지훈련 방침이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스로 "나는 냉정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지도자다. 그러나 준비가 부족한 선수에게 어설프게 기회를 주는 것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확인이 필요한 선수는 기회가 적게 가고, 정으로 데려온 선수에겐 헛된 희망을 준다는 의미다. 캠프 명단을 많이 채우는 게 미덕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다소 냉정한 선택을 하더라도 효과적으로 전력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다. 2020시즌이 끝나고 진행될 마무리캠프부터는 인원을 줄이려는 계획도 있다. 지난해 11월에 투수 박세진, 야수 배정대 등 집중적으로 훈련 시킨 선수들의 성장세를 눈으로 확인했다. 시선과 여력이 분산되지 않는 훈련을 진행하려 한다. 궁극적으로는 마무리캠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 그동안 비주전, 1.5군 선수들이 으레 참가하는 훈련으로 여겨졌다. '마무리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는 경각심이 생기면 자세부터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선수를 외면할 생각은 없다. 투손(미 애리조나)=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2.14 05:58
야구

'할리퀸·가오나시 등장' 7회 맞은 자선대회, 올해도 유쾌

유쾌한 야구가 올해도 12월을 달궜다. 내야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탄성과 폭소를 연발했다.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하는 2018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이 행사는 오프시즌과 비활동기간 돌입으로 커진 야구팬의 경기 관람 갈증을 해소해준다. 포지션과 규칙이 파괴되며 주는 즐거움, 리그 스타 플레이어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기에 항상 성황이다. 양준혁 이사장이 이끄는 '양신팀', 이종범 LG 코치가 이끄는 '종범신팀'으로 나눠 경기를 펼쳤다. 양신팀은 포수 양의지가 선발투수, 종범신팀은 외야수 조수행이 나섰다. 제 포지션에 자리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이날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라인업이다. 타석에 들어선 투수들의 호쾌한 타격에 팬들이 열광했다. 본 경기 전 열린 투수 홈런 레이스에서 결승까지 오른 종범신팀 구승민은 2회 깔끔한 좌전 안타를 친 뒤 홈까지 밟았다. 비활동기간 동안 무리한 경기는 할 수 없었다.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며 잰걸음을 했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 들어간 양신팀 야수진의 중계 플레이가 늦었고 간발의 차이로 세이브가 되기도 했다. 멋진 장면도 나왔다. 주포지션이 외야수인 박건우(두산)는 강습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넘어진 자세에서 1루 송구를 해내며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매년 특정 선수, 셀럽의 코스프레로 눈길을 끈 두산 투수 유희관은 이날 참가하지 않았다. 그 자리는 LG 야수 김용의가 대신했다. 할리우드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캐릭터 할리퀸(마고 로비)의 분장을 하고 타석에 섰다. 자태만으로 웃음을 자아냈는데 볼판정을 두고 심판과 대립각을 세우며 좌중에 폭소를 안겼다. 이날 주인공은 삼성 포수 김민수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가오나시 복장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가면 탓에 시야 확보가 우려될 정도였다. 실제로 스윙을 하다가 넘어지기도 했다. 두 팔을 벌리고 망토를 휘날리려 1루로 질주하는 명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5회말 마운드에도 올랐다. 분장은 여전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 크렉 킴브렐의 투구 자세를 흉내 냈고, 요란스러운 투구자세로 전력 투구를 하기도 했다. 심판은 한현희(넥센)의 타석에서 바깥쪽으로 크게 벗어난 공에 '스트라이크' 콜을 하며 김민수를 지원했다. 거듭 볼판정에 장난질이 이어지자 양신팀 타자로 나선 이대은(KT)은 마치 김재박 전 감독이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나온 김재박 전 감독의 '개구리 번트'를 재현하는 듯한 스윙을 하기도 했다. 클리닝 타임에 진행된 퍼팩트 히터에서는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가 빛났다. 티배팅으로 누상에 정해진 과녁 6개에 직격해야 점수를 올리는 경기에서 풀스윙을 해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겨버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6회말에는 투수로 나서 시속 147km 강속구를 뿌리기도 했다. 지난 7월에 열린 KBO리그 올스타전에 이어 두 번째로 투구를 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경기는 6-3으로 종범신팀이 승리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8.12.09 15:34
야구

최희섭+김상현, 거포들의 타격 ‘스와프’

KIA 대표 거포들이 타격폼을 '스와프(Swap·교환)'했다. 서로의 장점을 분석한 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한다. '주포' 최희섭(33)-김상현(32)의 2013년을 향한 방망이질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거포들의 타격 '스와프'KIA는 지난달 30일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마무리지었다. 선동열(49) KIA 감독은 "클린업 트리오의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희망적이다"며 45일 간의 훈련을 평가했다. 특히 4~5번 타자를 맡고 있는 최희섭·김상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둘은 하루 4시간씩 이어진 타격 시간만 되면 부지런히 배트를 돌렸다. 이따금 서로의 타격폼을 보며 긴 대화도 나눴다. 캠프가 끝날 무렵 '빅초이'와 '해결사'의 타격폼은 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특유의 풀스윙을 자랑하던 김상현의 스윙궤도는 다소 작아졌고 최희섭은 호쾌하게 풀스윙을 했다. 마치 상대방의 폼을 닮아가려는 듯했다. 최희섭은 국내 복귀 뒤 줄곧 컨택트에 방점을 찍어왔다. 그는 "적시에 타점을 올려야 하지만 필요할 때는 연결자의 역할을 하는" 4번타자를 원했다. 복귀 후 보여준 극단적인 오픈스탠스의 폭을 줄이고 폼도 정리했다. 그러나 맞히는 데 신경을 쓰다 보니 타석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할 때가 많아졌다. 홈런수도 2009년 33개에서 이번시즌 7개로 줄었다. 부상 등으로 1군을 떠나있기도 했지만 4번타자의 결단력이 부족했다. 최희섭은 "(김)상현이에게 '홈런 치는 폼'에 대해 물어봤다"며 "나도 더 힘있게 방망이를 풀로 돌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상현의 타격폼은 작아졌다. 김상현은 유망주 시절 힘이 있는데도 홈런을 생산하지 못했다. 변화구가 들어올 때는 지나치게 맞히는 데만 포커스를 맞춰왔다. 2009년 LG에서 KIA로 이적한 그는 풀스윙 히터로 변신했고, 그해 홈런 36개(타율 0.315, 141안타 127타점)를 올렸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홈런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장타율은 2009년 0.632에서 2011년 0.415로 뚝 떨어졌다. 김상현은 "무조건 돌리다 보니 투수들이 내 타격 스타일을 읽고 유인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허무하게 삼진이나 범타로 돌아섰다"며 "변화가 필요했다. 그동안 '후회 없이 돌리자'는 생각이었지만 이번 캠프에서 스윙폭을 조금 줄였다. 스탠스도 좁혀서 공을 보는 시간도 늘렸다"고 했다. ▶중매자는 김용달 타격코치 거포들의 타격폼 교환 '중매자'는 김용달(56) KIA 타격코치였다. 타격 이론가로 꼽히는 김 코치는 두 선수와 타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상현은 전체적으로 스윙이 큰 편이다. 최근 투수들이 변화구와 함께 빠른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김)상현이 역시 바뀌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코치는 "원래 힘이 있는 선수다. 타격 시 컨택트존까지 나오는 폭을 줄였다.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방면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게 됐다"며 "처음부터 폼을 키워서 나오면 스윙 스피드가 떨어진다. 궤도를 줄여도 장타는 나온다"고 설명했다. 최희섭에게는 메이저리그 시절 폼을 찾아줬다. 김 코치는 "(최)희섭이는 타고난 능력 자체가 뛰어난 선수다. 특히 196cm의 키와 115㎏대의 몸무게는 어디 가서도 뒤지지 않는 장점이다.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키가 크기 때문에 공의 상하 궤적을 잘 보고, 높은 공과 낮은 공을 구분할 수 있다. 그만큼 선구안과 출루율이 탁월하다. 김 코치는 "희섭이에게 '원래 정확도가 높으니 이제 체중을 이용한 스윙을 해라. 보폭을 넓혀서 하체에 힘을 실어라. 스윙을 지금보다 크고 힘있게 하면 홈런도 늘어난다'고 했다"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2012.12.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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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최희섭 “더 이상 잃을 것 없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인터뷰하고 싶지 않다." 단호했다. 그는 "마무리캠프에 온 뒤로 한 번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죄송하다'는 말보다 중요한 건 행동이다"고 잘라 말했다. KIA 최희섭(33)은 지난 6일 일본 오키나와의 팀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다. 치루 수술 때문에 남들보다 3주가량 늦게 왔지만, 훈련 자세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타격 폼도 수정 중이다. 최희섭은 김용달 KIA 타격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고 있다. 어렵게 입은 연 그는 "김 코치님과 '맨투맨'식으로 훈련 중이다. 미국에서 한국에 돌아온 뒤로 컨택트에 더 집중한 경향이 있었다. 홈런 치는 4번 타자보다 타선 연결과 적시에 터지는 타점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며 "이제는 폴로 스루를 크게 하고 풀스윙을 하고있다. 내년 시즌에는 타격 스타일이 달라질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 선동열 KIA 감독과의 '예상 밖' 일화도 전했다. 최희섭은 "얼마 전 감독님과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감독님께서 일본 시절 슬럼프에 빠졌던 상황을 말씀해 주셨다.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다"며 "나는 그분이 좋다. 겉은 차가울 수 있지만 속은 자상하시다"고 했다. 선수가 수장을 좋아하면 성적도 오르는 게 이치다. 최희섭의 2013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을 온 뒤로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말보다 중요한 건 행동과 결과다. 마무리하러 왔으니 '마무리'에 집중하고 싶었다. 솔직히 지금도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오랜만에 마무리 캠프에 참여했다. "제로 그라운드에서 다시 하나씩 시작하고 있다. 2년 만에 온 마무리 캠프다. 예상보다 훈련량이 많다. 대충 시간만 때우고 싶지 않다." -훈련은 모두 소화하나. 내용은."빠지지 않고 모두 소화한다. 오전에는 수비, 오후는 타격 훈련을 한다. 체력·근력·밸런스 중심으로 몸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비는 펑고와 수비 포메이션 등을 한다. 김용달 코치님과는 거의 '맨투맨'으로 훈련한다"-'맨투맨'식 훈련은 어떻게 하는가."약 4시간 동안 조를 나눠 돌아가면서 배팅을 하는데, 코치님과 대화하는 시간만 40분 이상 되는 것 같다. 하체 밸런스와 타격 후 마무리 동작인 폴로 스루(Follow through)에 대해 주로 말씀하신다."-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조언받나."한국에 온 뒤로 타격 스타일이 변했다. 4번 타자라고 해서 홈런만 칠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타선도 연결하되 적시에 장타와 타점을 올리는 쪽으로 생각했다. 정확한 타격을 원했다. 김 코치님께서 '이미 컨택트 능력과 파워는 상당하다. 풀스윙으로 장타를 늘리자. 폴로 스루를 끝까지 하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시절처럼 풀스윙 히터의 폼을 생각하면 된다. 김용달 코치님이 내 특성과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신다. 풀스윙을 하는 김상현(KIA)에게도 물어보고 배우고 있다. " -선동열 감독과의 호흡은. "나와는 정말 잘 맞는다. 나는 그분이 좋다. 겉은 무뚝뚝해 보일 수 있지만 자상하신 분이다. 얼마 전, 선동열 감독님께서 일본에서 슬럼프를 겪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다."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 2012.11.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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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최진행, 무시할 수 없는 홈런왕 후보

한화는 지난 21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일본 요코하마와의 평가전에서 1회초 3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기대를 모았던 선발 배스가 1회부터 안타 3개와 도루 2개, 폭투 1개를 허용하며 흔들렸기 때문에 분위기가 축 가라앉았다.이어진 1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4번 최진행(27)이 들어섰다. 요코하마 선발 고바야시의 스트라이크 두 개를 흘려보내며 볼카운트 2-0으로 몰렸지만, 최진행은 끈질기게 풀카운트까지 끌고가 6구째를 밀어쳤다. 쭉 뻗은 타구는 우월 솔로홈런이 됐다.한화는 결국 1-6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완봉패를 면하게 하는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때린 최진행의 활약은 충분히 값졌다.최진행은 전형적인 풀스윙 히터다. 몸쪽·바깥쪽 공을 가리지 않고 잡아당겨 대부분의 타구를 좌측으로 보낸다.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였던 이유다. 그러나 최진행은 스프링캠프 첫 홈런을 우측으로 밀어쳐 날리면서 한층 '세련된' 스윙을 보였다. 9회 마지막 안타도 우익수 앞으로 갔다.한대화 한화 감독은 일찌감치 최진행의 활약을 예견했다. 한 감독은 "최진행이 올 시즌 한 단계 올라설 것이다. 스스로 많이 깨달았는지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진행은 군 제대 후 처음 풀타임을 뛰었던 2010년 홈런 32개로 이대호(전 롯데·44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펀치력만큼은 최고 수준이었지만 정교함이 떨어져 상대에게 큰 위협감을 주지 못했다. 그해 타율이 0.261에 그쳤다.지난해 최진행은 정교함에 신경 쓰다가 홈런 19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타율(0.276)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장타력이 떨어진 손해가 더 컸다. 최진행은 "정확하게 치려다 보니 (스윙이 작아져) 장타력을 잃었다"고 아쉬워했다.결국 스윙의 크기가 아닌 기술의 문제였다. 최진행은 자신의 스윙을 잃지 않으면서 홈런을 때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 2년 만에 한화로 돌아온 김태균은 "진행이가 많이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어찌 보면 '2년차 징크스'였다. 그때 부진했던 게 오히려 약이 된 것 같다. 나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칠 것 같다"고 응원했다.올 시즌 홈런왕 후보엔 최진행이 일단 빠져 있다. 힘과 세기를 모두 갖춘 김태균을 비롯해 이승엽·최형우(이상 삼성) 등이 1순위다. 그러나 최근 같은 스윙을 유지한다면 최진행도 무시할 수 없는 후보다.아직 실전에 나서지 않은 4번타자 김태균까지 합류한다면 한화의 4·5번 타선은 삼성의 3·4번(이승엽·최형우)과 비교할 만하다. 양팀의 콤비는 나란히 '70홈런 합작'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사진=임현동 기자 2012.02.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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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지난해 타이틀 홀더 모두 어디로 갔나?

정치권에서 최근 치러진 총선처럼 물갈이 바람이다. 개인 타이틀 이야기다. 지난 해 타이틀 홀더들이 시즌 초반 부진한 가운데 새 얼굴들이 홈런·다승 등 투·타 가릴 것 없이 개인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다만 보직 변동이 별로 없는 마무리 투수와 슬럼프가 없다는 도루 부문만 지난해 수상자들이 선전하고 있다. ▲낯선 얼굴의 홈런타자홈런부문은 유난히 새 얼굴이 가득하다. 1위에 올라 있는 클락(한화·7개)은 올해 첫 선을 보인 외국인 선수. 중장거리 좌타자인 클락은 최근 9경기에서 무려 5개의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팀 동료인 신예 김태완도 6홈런(공동 2위)으로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붙박이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롯데 돌풍을 이끌고 있는 가르시아(6개·공동2위)도 데뷔하자마자 화끈한 풀스윙으로 홈런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홈런왕 심정수(삼성)는 공동 14위(3개)로 밀려나 있다. 지난해 홈런 5걸 중 유일하게 브룸바(히어로즈)만 공동 4위(5개)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타율도 마찬가지. 23일 현재 타격 10위 중 지난해 타격 10걸에 있던 선수는 이대호(롯데·.354)와 이택근(히어로즈·.316) 단 2명. 지난 해 최종전까지 리딩히터를 다퉜던 이현곤(KIA·241)과 양준혁(삼성·215)은 잠수 중이다. 김현수(두산·.397) 강민호(롯데·.365) 조성환(롯데·.356) 최정(SK·.354) 등 신예들이 불꽃타를 터뜨리고 있다. 타점은 지난해 공동 2위였던 브룸바(22개)와 이대호(21개)가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지만 타이틀홀더였던 심정수(7개)는 한참 떨어졌다.▲무서운 영건들의 성장 투수 부문은 지난해 다승·평균자책점 2관왕을 차지한 리오스가 일본으로 진출했다고 하지만 영건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2년차 좌완 김광현(SK)은 벌써 4승으로 다승 1위를 달리며 실패한 데뷔 시즌을 만회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무대 적응기를 보낸 송승준(롯데), 6년 만에 돌아온 레스(두산), 2년차 옥스프링(LG)은 손민한(롯데) 류현진(한화) 등과 공동 2위 그룹(3승)이다. 탈삼진을 2연패했던 류현진(18개·7위)이 시즌 초반 삼진 퍼레이드가 주춤하자 젊은 투수들이 닥터 K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해외파 봉중근(LG)이 26개로 1위. 김광현(24개) 장원삼(히어로즈·24개) 윤석민(KIA·23개) 송승준(22개)이 촘촘하게 뒤따르고 있다. 홀드 부문은 지난해 1위 류택현(LG)이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하자 정우람(SK·6개)과 정재복(LG·5개)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이름이 없던 윤규진(4개)도 임태훈(두산)과 같이 공동 3위다. ▲세이브와 도루 8개 구단 마무리 투수들이 최근 몇 년간 변화가 없는 가운데 구위가 제일 좋은 오승환(삼성)의 선두 질주는 여전하다. 최근 2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한 오승환은 23일 현재 6세이브로 1위에 올라 있다. 초반 13경기에서 6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최근 삼성이 연패를 거듭하면서 제자리걸음. 정대현(SK) 우규민(LG) 한기주(KIA)가 한 개 차이로 공동 2위다. 지난해 5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던 이대형(LG)은 여전히 빠른 발을 자랑하고 있다. 14도루로 1위. 김주찬(롯데)이 10개로 뒤쫓고 있지만 최근 왼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한용섭 기자 2008.04.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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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는 ‘한국의 고쿠보’

한화 이범호(25)가 독수리군단의 최고 해결사로 거듭나고 있다. 이범호는 17일 현재 타율 3할5리에 4홈런 27타점을 마크 중이다. 타율은 4번 김태균(.314)에 이어 팀내 2위(전체 8위))이며, 타점은 단연 선두(전체 2위)이다. 경기당 거의 1개꼴인 타점이 특히 돋보인다. 지난 해 이범호는 데뷔(2000년) 이후 최다인 26홈런을 쳤으나 타점은 68개에 불과했다. 지난 해 득점권 타율이 2할4푼8리(109타수 27안타)인 반면 올 시즌에는 무려 4할1푼9리(31타수 13안타)다. "요즘 주자가 있을 때 치는 재미에 맛이 들였다. 집중력이 더 생기면서 꼭 안타를 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한다.타점의 영양가도 만점이다. 지난 4월 9일 대전 기아전에서 결승 투런 홈런을 비롯해 승리타점을 8개나 기록하고 있다. 팀내 2위 데이비스(4개)의 두 배다. 시즌 홈런 4개는 모두 승리타점으로 연결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선 1989시즌을 끝으로 승리타점 공식 집계를 하지 않고 있지만 역대 승리타점 1위를 노려볼 만하다. KBO 기록에 남아 있는 역대 시즌 최다 승리타점은 1988년 김성한(당시 해태)가 기록한 17개. 이범호의 화려한 변신은 일본 프로야구 고쿠보 히로키를 벤치마킹한 짧은 스윙에 기인한다. 준비자세 때 방망이 위치를 높게 올리고 전형적인 풀스윙을 했던 이범호는 올 시즌 스윙폭을 짧게 줄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배 김민재로부터 스윙이 너무 크지 않느냐는 충고를 받아들여 고쿠보를 모델로 삼아 바꾼 것이다. 이승엽의 요미우리에서 뛰고 있는 고쿠보는 일본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오른손 슬러거. 40홈런을 2차례 기록(올 시즌 타율 3할5리, 11홈런 34타점)할 만큼 파워를 갖췄지만 풀히터라기보다는 타고난 손목힘을 바탕으로 임팩트 때 힘을 싣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범호가 고쿠보를 벤치마킹한 것은 신체조건이 비슷하기 때문. 키는 182cm로 같고, 몸무게도 각각 93㎏.88㎏으로 엇비슷하다. 이범호의 손목도 야구판에서 알아주는 `통뼈`다.이범호는 "아직 짧은 스윙이 몸에 완전히 익지는 않았지만 한단계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벌써부터 `타점왕 얘기가 나오지만 올해 목표는 80타점"이라고 밝혔다. 정회훈 기자 2006.05.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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